2026년 대만에서의 81일차 기록은 자녀 양육의 복잡한 감정과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자녀의 행동에 속이 상하면서도 애써 모른 척해야 하는 부모의 마음, 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자녀를 보며 느끼는 안타까움, 그리고 결국 자녀를 가장 잘 모르는 존재가 부모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까지, 복합적인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냅니다.
대만에서의 육아, 예상치 못한 고민의 시작은?
주말이면 늦잠을 자고 게임에 몰두하는 아이들을 보며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애써 태연한 척하며 제 강의를 듣는 척했습니다. 물론 저 역시 완전히 집중하지는 못하고 딴생각을 하거나 휴대폰을 보기도 했죠. 아이들이 금요일 수업이 끝나자마자 주말 내내 놀기 위해 숙제를 미리 해놓은 것을 보니 뭐라고 할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에서 올라오는 답답함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연락이 왔습니다. 한국에서 첫째 아이의 초등학교 동창 엄마로부터 연락이 온 것입니다. 그 친구는 제 아이와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습니다. 통화를 이어가던 중, 그 친구 엄마는 요즘 자신과 아이가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친구 관계의 어려움, 부모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관련 글
그 친구 엄마의 이야기에 따르면, 같은 반 친구들이 작은 실수에도 한숨을 쉬거나 투명인간 취급을 하는 등 따돌림에 가까운 행동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순한 성격의 아이는 이러한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기싸움에서 밀리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제 아이가 같은 반이었을 때는 그 친구의 든든한 방패 역할을 해주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평소에도 제 아이에게서 듣던 그 친구의 이야기는 늘 힘들어 보였고,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으며 우울해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말랐음에도 불구하고 뚱뚱하다고 생각하며 계속해서 확인받으려고 하는 모습도 안타까웠습니다. 제 아이가 대만으로 떠나기로 결정되었을 때, 그 친구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펑펑 울었습니다. 친한 친구의 전학으로 인한 슬픔이겠지만, 마치 울고 싶었던 참에 좋은 핑계가 생긴 것처럼 과도하게 우는 모습이 어딘가 마음에 걸렸었습니다. 눈빛이 너무 슬퍼 보여서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 대만으로 오기 전에 그 친구 엄마에게 말을 건넬까 고민했지만, 결국 하지 않았고 이렇게 몇 년 만에 다시 연락이 닿게 된 것입니다.
자녀와의 관계, 부모의 개입과 한계
결론적으로 저는 그 친구 엄마에게, 물론 반 아이들 중 기가 센 몇몇이 문제인 것은 맞지만, 그래도 아이의 마음을 좀 더 보듬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 넌지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도 돌려 말해봤습니다. 하지만 제 이야기가 전혀 와닿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방패와 마주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결국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제 몇 마디 말로 아이 엄마의 마음에 큰 변화가 생길 것 같지 않았고, 제가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자식은 부모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식이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이지만, 어쩌면 자식을 가장 모르는 존재가 바로 부모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녁 산책길에 남편과 함께 우리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실컷 나누었더니 속이 조금 풀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대만에서의 소소한 즐거움과 육아의 아이러니
대만 패밀리마트에서는 생맥주도 판매하는데, 처음으로 사 마셔봤습니다. 한 잔에 109 대만 달러(약 5천원)인데 79달러로 할인 중이었습니다. 한 잔만 주문했는데, 알바생이 첫 잔에 거품이 너무 많이 나왔다며 그 잔까지 서비스로 주었습니다. 예상외로 맥주 맛이 훌륭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술을 즐기지 않는 저에게도 정말 괜찮았습니다. 대만 패밀리마트 생맥주, 정말 추천할 만합니다. 커피잔에 맥주를 주는 것도 처음 보는 경험이었습니다. 결국 자식이란, 때로는 얄밉다가도 막상 얼굴을 보면 금세 기분이 풀리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물론 몇 분 뒤면 다시 화가 올라오기도 하지만 말이죠. 이처럼 육아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깊은 고민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소소한 즐거움과 함께 아이와의 관계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본 글에서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