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오키나와 여행을 마치고 대만으로 돌아온 후 268일째 되는 날, 예상치 못한 육아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아들의 아기돼지 농장 방문 요청으로 인해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또 다른 여행을 계획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오키나와 쇼핑, BOOKOFF에서의 경험은?
오키나와 여행 마지막 날, 우리는 오전 일찍 호텔을 나서 돈키호테에서 선물을 추가로 구매했습니다. 여행 막바지에는 '이건 꼭 사야 해'라는 생각이 절로 들곤 하죠. 특히 딸이 눈여겨봤던 피규어와 만화책을 파는 BOOKOFF에 다시 들르기로 했습니다. 어제는 망설이던 딸에게 '나중에 후회한다'는 말로 다시 방문을 설득했고, '마음껏 사라'고 했지만 속으로는 환율 걱정에 적당히 사기를 바랐습니다. BOOKOFF는 일본의 대표적인 중고 리사이클 매장으로, 책, 게임, 의류, 장난감 등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합니다. 특히 만화책, 피규어뿐 아니라 중고 명품까지 깔끔하게 관리된 상태로 구매할 수 있으며,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여권 제시 시 면세 혜택도 가능합니다.
오전 10시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하자 이미 많은 차들이 주차장에 들어서 있었고, 문이 열리자마자 자연스럽게 매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매장은 예상보다 훨씬 넓었고, 특히 중고 명품 코너는 상태가 매우 좋아 중고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만화책과 피규어 천국, BOOKOFF의 매력
BOOKOFF 매장 안은 끝없이 펼쳐진 만화책과 피규어의 세계였습니다. 일본이 '오타쿠의 나라'라는 말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죠. 18세 이상 출입 가능한 코너에서는 남편과 함께 잠시 책을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딸은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는 데 한참을 고민하더니, 결국 가장 좋아하는 만화책 5권을 한국보다 절반 가격에 구매했습니다. 일본어로 된 원본 만화책을 통해 일본어에 흥미를 느끼는 모습이 대견했습니다.
딸은 일본에서 중국어보다 일본어가 더 잘 맞는 것 같다며, 가게 점원이나 호텔 프론트 직원과 간단한 일본어로 대화하는 것을 신기해했습니다. 오키나와에서는 일본어 다음으로 중국어가 많이 들려 때로는 여기가 일본인지 대만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호텔에서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영어로 안내받거나, 어설픈 한국어 설명을 들으며 더욱 혼란스러웠습니다.
언어 혼란 속에서 느낀 점
호텔 로비에서 쉬고 있을 때, 옆자리에 앉은 분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순간 일본어인 줄 알고 '스미마셍'이라고 답했지만, 알고 보니 영어로 질문한 대만인이었습니다. 대만에서는 잘 쓰지 않던 중국어가 불쑥 튀어나오거나, '감사합니다'를 '아리가토 고자이마스' 대신 '쎼쎼'라고 말하는 등 언어 사용에 혼란을 겪었습니다. 남편 역시 틈틈이 공부한 일본어를 구사하려 했지만, 중국어 의문문과 섞여 나오거나 일본인이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제가 대만에서 느꼈던 '언어가 통하지 않을 때의 답답함'을 남편이 일본 여행을 통해 조금이나마 느껴본 것 같다는 점입니다. 집에서 일본어를 가장 잘하는 딸이 아빠의 일본어를 지적하며 웃는 모습을 보니 더욱 기분이 좋았습니다.
대만 복귀 후 예상치 못한 육아 전쟁
우여곡절 끝에 오키나와에서 대만으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공항에 도착하자 익숙한 느낌과 함께 집에 돌아온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사고 없이 여행을 잘 마치고 감기 증상도 심하지 않아 며칠 푹 쉴 생각이었죠. 하지만 어제 수족관에서 아기돼지를 보지 못한 아들이 아기돼지에 꽂혀버렸습니다. 사실 어제 아쉬워하는 아들에게 대만 도착 다음 날 바로 아기돼지를 보러 가자고 약속해버린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15살 중학생인 아들이 아기돼지를 보러 가자고 조르는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 같았습니다.
이란현 쪽에 아기돼지 먹이 주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정보를 얻었지만, 아직 여독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하루 종일 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부담감을 느꼈습니다. 집에 와서 아들에게 내일은 힘들 것 같다고, 다음에 가자고 번복하자 아들은 화를 냈고 저 역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왜 금요일에 간다고 덜컥 약속을 해버렸을까 후회했습니다. 평소에는 놀러 가자고 해도 시큰둥하던 아들이 갑자기 아기돼지에 꽂혀 일본 여행 직후 또 다른 여행을 가자고 하는 상황이 당황스러웠습니다. 게다가 다음 주 월요일까지 이어지는 긴 학교 봄방학 때문에 앞으로 며칠 더 집에서 아들과 씨름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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